"즐~겁~게 춤을 추다가, 그~대~로 멈춰라~"
아파트 공터에서 들리는 이 노랫소리가 반가웠어요.
너무 정겹고 듣기 좋은 거 있죠.
나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천진하게 놀고 싶다 생각했어요.
어느덧 시월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벌써 시월 중순을 넘어섰네요.
그러나 여전히 한낮엔 몹시도 쨍쨍해 가을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인데, 밖을 나서면 어김없이 가을빛이 느껴지고. 이제 음지와 양지의 나뭇잎 색은 확연히 차이가 나고.
바닥에 떨어진 나뭇잎들도 제법 보이더라고요.
계절은 저만치 가을로 가고 있는데 저는 아직 늦여름에 있는 것만 같아요.
또 이렇게 계절의 속도에 잘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지만.
그러나 요즘의 날씨 속에서는,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늘이 예쁘다는 말을, 날씨 참 좋다는 말을 자주 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 놀기 딱 좋은 날씨.
솔솔 기분 좋은 바람이 부는 날씨.
에어컨도 보일러도 필요 없는 날씨.
참 좋은 이 계절에, 잘 지내고 계셨나요?
오랜만에 인사를 드려요.
9월의 나는 10월의 나를 믿어보았지만... 흠 글쎄요.
가만히 앉아 집중하며 글 쓰는 나날을 보내지 못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안정적이지 못하고 마음이 산란한 것이... 이럴 때 제게 다가온 단어는... 네..
요즘 저는 말 그대로 참 '어수선'합니다.
게다가 며칠 전에는 콧물이 줄줄 나더니 결국은 감기에 걸렸고, 그와 함께 입술포진도 찾아와 골골댔습니다.
몸의 말에 항복하고 조용히 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준비하고 있는 일들을 모두 마친 뒤 건강해진 몸과 마음으로 편지를 써야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부록 같은 편지를 드립니다.
아파트 공터에서 들렸던 노랫소리처럼 반가운 소식을 들려드려야 하는데, 휴재 끝에 이렇게 짧은 편지를 드려 아쉽고 또 죄송한 마음입니다.
긴 편지를 쓸 힘이 차오르지 않을 때에는 종종 이렇게 짧은 편지도 드릴 것 같아요.
끝에 잔잔한 노래 두 곡을 살포시 놓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