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신의 '지난날' 뮤직비디오를 보셨나요?
이 곡은 2007년 영화 '언니가 간다' OST에 삽입되었던 곡을 새롭게 재해석해 만든 노래라고 하는데요.
저는 그보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뭉클했습니다.
그의 동료들-장항준, 유재석, 하림, 김현철 등 우리가 익히 봐온 얼굴들이 기술에 힘입어 과거와 현재가 만납니다.
누군가는 'AI의 좋은 예'라고 댓글을 남겼습니다.
진짜와 가짜가 무엇인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인지 헷갈리고 아리송하고 너무 잘 만들어져 놀랍고 조금 피곤하고 소름 끼치는 것들 속에서 만난 이 뮤직비디오는 무척이나 달가웠습니다.
영상 속 과거와 현재 모습을 보며, 저는 먼 훗날의 나를 상상하게 되었습니다.
내일의 나, 일주일 후의 나는 대략 그려지지만, 20년 뒤, 30년 뒤 그런 그림은 솔직히, 구체적으로 잘 떠올려지지 않아요.
(구체적으로 그려보는 노력을 안 하는 것이겠지만.)
어쨌든 미래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든다는 말도 있지만 그것이 저는 잘되지 않는데요.
신기하게도 저는 이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선 한 사람이 그려졌어요.
나와 체형이 비슷한 나, 나이면서 또 내가 아닌.
내내 나에게만큼은 좋은 어른일 것 같은 사람입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만나면 어떻게 할까, 저는 옆에서 지그시 바라보다 그저 무엇을 했던 안아주고만 싶더라고요.
그럼 지금의 나는? 나는?
미래의 내가 안아주는 상상을 했습니다.
조금 힘들 때면 이런 상상을 발휘합니다.
자책과 실망이 다가올 때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누군가 말합니다. 아니 내가 말합니다.
참 이상하지요, 현재의 내가 지금의 나를 위로하고 위안해 줄 수도 있는데.
굳이 미래의 나를 만들어 어떻게든 나아지려고 하는 것이요.
힘듦의 구렁텅이로 들어가려다가 풀어집니다. 스르르 잠에 듭니다.
그 미래의 나는 나를 너무 잘 알지만 먼 타인 같은 사람. 어떤 이야기는 안 해도 알고, 무슨 이야기를 해도 다 괜찮은 사람.
끝끝내 내 편인 사람.
힘들 때 그 사람을 상상하는 것이 제게는 꽤나 효과적이에요.
나 좋을 때는 나타나지 않는 희한한 자기 위로법이 될 수 있지만 나를 지켜주는 그 사람을 생각하면 힘이 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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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비디오를 한 번 더 보고 왔습니다.
여전히 뭉클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