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오늘은 제가 읽은 것과 함께 음악 한 곡을 추천해 드리려고 해요. 자연스러운 헤어짐에서 반가운 만남으로 '서점 예스24'에서 발행하고 있는 월간 <채널예스>는 좋아하는 잡지(무료 배포)이기도 해서 동네 근처에 있을 때 <채널예스>만을 위해 서점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그 예스24서점이 없어지고 나니 채널예스의 소식을 아주 접고 지냈어요. (자연스러운 헤어짐이라고 해야 할까요..) 저는 교보, 알라딘, 예스24서점 앱을 모두 스마트폰에 설치해두고 틈이 나면 구경하러 갑니다. 각 서점마다 소개하는 신간들은 비슷하지만 추천하는 항목들은 조금씩 차이가 있어 각각 다른 색을 띠고 있는 서점 사이트 구경을 즐겨요. 그렇게 또 주말에 (온라인)서점투어를 하다가 예스24에서 아주 반가운 글을 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바로 채널예스에 실린 오지은님의 글이었지요. (채널예스의 글은 오프라인에서 잡지로 읽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 사이트에서도 볼 수 있어요. 인터페이스가 조금 불편하고 뭔가 옛스러운 형태라 아쉽기도 해요. 하지만 이 좋은 콘텐츠를 무료로 볼 수 있다니 감지덕지이기도 합니다.) 저는 그녀의 글을 좋아하는데요. 오지은님을 아시는 분도 있을 테지만 모르는 분도 있으실 테니 아주 짧게 설명을 드리자면 그녀는 2006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동상을 수상하며 음악계에 등장했고 여러 권의 책을 낸 작가이기도 합니다. (홋카이도 보통열차, 익숙한 새벽 세시,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 등의 책을 썼으며 번역한 책도 여러 권.) 저는 오지은님을 음악보다는 글로 먼저 접해서인지 아직까지는 음악을 찾아듣기보다는 그녀의 글을 더 선호하는 편이에요. 저에게는 오지은님이 '작가 > 가수'로 작가의 정체성이 더 크게 와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녀의 글은 햇빛보다는 그늘 쪽에 가까워요. (그의 팬들 이름은 '고사리') "너무 아름다운 도시에 오면 어쩔 줄을 모르겠다. 너무 화려하고 너무 복잡한 피렌체. 어서 어디 구석진 곳의 카페에 숨어야 할 것 같다." 98p. 필사노트를 찾아보니 오지은의 유럽 여행기 <이런 나라도 즐겁고 싶다>의 한 부분을 써 놓았네요. 이 한 문장으로 설명을 하면 이해가 쉬우려나요. 그런데 이런 마음 너무 알겠어서 저 또한 필사를 해두었는지 모르겠습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아무튼 그런 그녀가 채널예스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었어요. 저는 너무 반가워서 얼른 읽기 시작했어요. 오지은님은 남편 성진환 씨와 함께 (네, 맞아요 스윗소로우의 그분) 작년에 <괜찮지 않을까, 우리가 함께라면>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강아지 '흑당이'와 함께 살며 쓴 책이에요. 이 책을 쓰면서 처음으로 긍정적인 마음이 열렸대요. 이렇게 눅눅한 인간에게도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연재를 시작한 '오지은의 가끔은 좋은 일도 있다' 칼럼. 오늘 이 칼럼을 소개하기 위해 이렇게 길고 긴 이야기를 펼친 겁니다. (저는 짧게 쓰는 것이 안 되는 사람인가 봐요..또르르) 어떻게 이런 감정의 흐름이 가능한지 모르겠지만 흑당이가 실룩실룩 걷는 모습만 봐도 좋다. 가끔 웃으며 나를 돌아보면 너무 좋다. 잘 먹으면 너무 좋다. 잘 싸도 너무 좋다. 기쁜 표정을 보이면 너무 좋다. 인형을 뇽뇽 뜯어도 너무 좋다. 잠자는 모습을 보아도 너무 좋다. 그렇구나, 너무 좋은 순간이 이렇게나 많았는데 내가 안 좋아졌을 리가 없지. - <월간 채널예스> 2021년 2월호 '오지은의 가끔은 좋은 일도 있다' 칼럼 중에서 한 사람이 쓴 글의 색깔이 이렇게 달라진 걸 보고 좀 놀랐어요. 그리고 저는 느꼈죠. 삶에, 아니 하루하루에 이런 작은 포인트가 잦게 있는 것이 너무 중요하겠구나를요. 제게 반려동물은 없지만, 나의 하루엔 어떤 포인트가 있지, 무엇이 작게나마 좋을까 생각해 봤더니 요즘은 창문을 열면 들려오는 먼발치의 매미소리와 냉장고에서 꺼내 먹는 자두와 아오리사과 같은 여름의 과일들이었어요. 여러분은, 어떤 작은 포인트에 감동하거나 웃음을 지으시나요. 너무 좋은 순간이, 여러분에게 자주 찾아오면 좋겠습니다 :) 🎼 이 주의 음악추천 COUCH - Like Before 멜로디와 목소리가 참 좋아요, 산뜻한 표지앨범도 이 여름과 참 잘 어울립니다. 편안한 소파에서 들으면 딱일 것 같아요 :) (▽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유튜브 영상으로 이동합니다) P.S. 시작하는 단계라 어설프기도 하고 미숙하기도 할 거예요. 콩깍지 쓰인 사람처럼 너그러운 마음으로 봐주세요. 그럼 다음에도 완두콩같은 것을 주워 또 돌아올게요. mind_ryeon@naver.com 수신거부 Unsubscribe |
✦ (정)혜련이가 보내는 편지, HYEPEA LE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