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 오늘은 책으로 알게 된 기쁨과 연휴에 들으면 좋을만한 노래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 새로운 기쁨 궁을 좋아합니다. 궁의 고즈넉한 분위기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요. 궁 안에서는 급히 뛸 일 없이 천천히 걷게 돼요. 그 속에서 나무와 새소리를 보고 듣는 것은 평화로워요. 몸과 마음이 여유로워져요. 화려한 색의 단청을 보는 것도 흥미롭고, 곱게 뻗은 곡선의 처마를 보는 것도 좋고, 빛바랜 색들과 오래된 목조건축의 자연스러움도 좋습니다. 고궁을 거닐며 그 옛날에는 정말 어땠을까 잠깐 상상해 보기도 합니다. 잘 관리된 공간을 차근차근 누리는 기분이란, 참 근사합니다. 이 책을 본 뒤 제게 또 하나의 즐길 거리가 생겼어요. 그것은 바로 '돌'이지요. 저는 이 책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우리나라 지질 70퍼센트가 변성암과 화강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그중 화강암은 오염에도, 습기에도 강해 바닥에나 기둥에 쓰기에 좋은 돌이래요. 건축재료로 쓰기에는 아주 무난하고 튼튼한 돌이지만 조각하는 것은 워낙 까다로워 오랜 시간 숙련한 석공이 수행하듯 다듬어야 한다고 해요. 화강암 다루기의 어려움은 또 있다. 워낙 밀도가 높고 무겁다 보니 길게 팔을 뻗은 모양이나 손가락을 우아하게 펼친 모양을 조각하면 그 부분이 금방 떨어져 버린다. 이 때문에 사람이든 동물이든 웬만하면 몸통에 사지를 착 붙이고 있는 자세를 조각하는 것이 유리하다. 우리나라 석불들을 보면 대개가 둥그런 인상에 팔과 다리를 몸에 붙인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이 같은 단점을 어떻게든 극복해낸 장인이자 예술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다양한 기술로 화강암을 가공해왔고, 그 결과 우리는 사찰과 고궁에서 살이 통통하게 오른, 뭉뚝하지만 부드러운 인상의 불상과 석수들을 만나게 되었다. -김서울 에세이, <아주 사적인 궁궐 산책>, 다산북스, 69,70p 저는 이 글을 읽고 그제야 알아차렸어요. (불상은 물론) 상상 속 동물인 해태도, 수로에서 혀를 내밀고 있거나 고궁 속 돌계단에 늠름하게 서 있는 석수들 모두가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는 것을요. 거의 모두 둥그런 모양에 팔다리를 착 붙이고 있는 자세였던 것이죠. 그 의도하지(!) 않은 귀여움은 다 재료에서 오는 특별함 혹은 유리함이었음을 알아버렸습니다. 저는 이 글을 읽고 나서 저마다 다르게 익살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통통하고 귀여운 석수들에 더 눈이 가게 되었어요. 그 귀여운 석수들은 꼭 궁이 아니더라도 어딘가에서 둥그렇게 앉아 얌전히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알고 나니 보이는 것들이 반갑습니다. 여러분도 어딘가에서 뿅 하고 나타날 귀여운 기쁨을 발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어느 아파트 단지 앞에서 발견한 돌짐승. 조금은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동그란 몸집이 귀엽기만 합니다. 아마도 무언가를 지키려는 나름의 위협적이고 늠름한 모습이 아닐까요 :) 🔸 연휴에 들으면 좋을 노래들 추석 연휴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들 어떤 모습으로 명절을 보내실지요, 모두 안전하게 즐거운 연휴 보내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은 나른하고 편안한 음악들을 가져왔습니다. 1. 선우정아 - 뒹굴뒹굴(Piano Trio ver) 저는 개인적으로 원곡보다는 이 피아노 트리오 버전이 더 좋더라고요. 연휴를 바라보며 달려오셨던 분들, 휴식이 필요한 모든 분들, 며칠쯤 아니 단 몇 시간만이라도 가삿말처럼 마음 편히 뒹굴뒹굴의 시간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골라보았습니다. 2. 이소라 스페셜 앨범 - My One And Only Love 두 번째는 2010년에 발매된 이소라의 팝송 리메이크 앨범입니다. 어느 곡을 딱 추천하기에는 모든 곡이 아름다워 이 앨범 자체를 추천드립니다. 이소라님의 음색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분명 좋아하실 듯합니다. 어느 계절에 들어도 괜찮겠지만 특히 이 가을의 주말, 혹은 연휴와 잘 어울리는 앨범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NOTE 뉴스레터 홍수 속에서도 완두콩 레터를 구독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 덕분에 오늘의 레터는 열 번째 레터로 두 자리 숫자가 되었습니다. (와아!) 조용히(?) 기쁘게 자축을 하며 오늘의 편지를 띄어 드렸습니다 💌 완두콩레터가 볼만하다, 읽을만하다, 재미있다 싶으시면 친구에게도 추천해 주세요! 😉 구독하기는 맨 아래 초록색 버튼을 누르시면 구독창으로 이동합니다 :D P.S. 명절 연휴를 앞두고 인사를 전합니다. 소중한 분들과 함께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라요 :) 그럼 저는 다음에도 완두콩같은 것을 주워 또 돌아올게요. mind_ryeon@naver.com 수신거부 Unsubscribe |
✦ (정)혜련이가 보내는 편지, HYEPEA LETT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