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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는 소문을 듣고 진작 지도에 별표를 해둔 카페가 있어요.
카페여름입니다.
혼자 카페에 가는 걸 줄곧 망설이는 저이지만 이곳은 혼자 가도 괜찮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대를 품으려다가 실망하면 어쩌지 싶어(요즘은 왜 기대조차 안 하려고 하는지 요즘의 제가 조금 아쉽습니다만), 가고 싶은 카페에 간다-는 단순한 마음으로 카페에 방문하기로 했습니다.
이 카페 또한 처음이고 가보지 않은 동네여서 스마트폰 지도를 손에 쥐고 주택가를 거닐다 딱, 걸음을 멈추었어요.
사진에서만 보던 풍경과 작은 간판을 실제로 마주할 땐 얼마나 반가운지요.
이곳이구나, 싶은 실감이 들고 들어오자마자 기분이 좋아져 사진을 마구마구 찍고 싶지만
꾹 참고 차분히 메뉴를 고르고 자리를 잡고 앉아 공간을 눈으로 구경했습니다.
그러다 참지 못하고 사진 몇 장을 찍긴 했지만요. (조용한 카페 공간에서 찰칵 소리가 실례될까 싶어 마음껏 남기지는 못하고...ㅎㅎ)
다행히도 맘에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앞에 보이는 서가에는 궁금한 책들이 여러 권 꽂혀 있었습니다.
제 옆엔 난로가 있고요. 음악은 잔잔히 흐르고요.
식물도 소품도 조명도, 그 조명을 감싼 손바느질 느낌의 천 마감도...
모든 것이 예쁘고 근사해 보였습니다.
먼저 주신 디카페인 커피는 신선한 과일음료를 마시는 듯 기분 좋은 산미가 풍부하고,
점심으로 시킨 빵과 버섯 메뉴는 색깔도 조화롭게 한 접시에 담겨 나왔습니다.
맛이 좋았어요.
아아 저는 이곳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카페여름에 시집과 노트를 챙겨가서 조용히 시간을 보냈는데요,
여기는 이런 곳인 것 같았어요.
천천히 먹고 마시며 생각하고 차분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
더 있고 싶었어요.
꼭 다시 가고 싶은 장소에요.
혼자 혹은 둘, 마음 편히 앉아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으신 분이 있다면,
(아마 아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요.)
소중한 이에게 이거 꼭 너만 봐-하고 비밀일기장을 건네듯, 카페 여름을 꼭 소개하고 싶어요. |